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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0 아 맞다... 여기 시박이지.. (15) 2011-08-05 3026
작성자     ()
내용    
한 여자분을 알게 됐어요. 
대학은 갓 졸업했고, 지금은 디자인 회사에서 근무한다고 합니다.
스타일은 넘 좋았어요. 키도 168되고, 어디선가 본듯한, 이영은 씨 닮은 인상입니다. 목소리까지 비슷해요. 처음 볼 때부터 이분에게 푹 빠졌습니다. 

한 두 번 볼 생각은 아예 접고 무리를 좀 해서라도 남들 월급 받는 것 못지않는 페이를 제시했어요.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백화점 데리고 가서 전처한테도 잘 안 해준 옷 선물도 하고요, 귀걸이도 심심치 않게 사줬습니다. 민망해하는 듯하는 그녀의 미소를 보는 게 저는 너무 좋았습니다. 이런 게 사는 건가, 이런 게 행복인 거지 싶기도 하고요. 저는 그녀와 잠시도 떨어져 있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도 저도 낮에는 일을 해야 하니까.. 그게 그렇게 아쉽더라구요.

그런데 말입니다. 아차 싶은 순간이 결국엔 오더군요.

처음엔 안 그러더니 어느 날부터 전화나 문자가 오는데, 죄 남자들인 거에요. 너무 유치한 반문이었지만.. 나로 만족 못해? 하며 그녀와 있던 자리를 박차고 나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연락도 뜸해지고, 만남의 횟수도 눈에 띄게 줄더군요. 저는 매일 밤마다 전전긍긍 해야 했지만 망쳤구나,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어제는 반차도 내고 그녀 집 앞에서 무작정 기다렸어요. 6시부터.. 12시 반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고, 혹시나 제가 놓칠까봐 화장실 가는 것도 참았습니다. 저기 얼굴이 발그레해진 그녀와 왠 남자가 같이 걸어오더군요. 그녀가 날 보더니 남자를 돌려보냅니다. 그 남자는 저를 힐끔 쳐다보니 그대로 가더라구요.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잘.. 지냈니? 그 말에 그녀는 아무말도 안하더군요. 누구야 저사람?...  알 거 없잖아요.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하실 말씀 있으신 거에요?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저를 두고 그녀는 그럼 이만, 하더니 저를 지나치는 겁니다. 

그녀에게 전화를 주고, 또 어제 맞딱뜨린 그 남자 역시 이곳 시박 회원일 겁니다. 새삼 서글퍼지더군요. 이런 게 사는 거지 싶기도 하고.. 모르겠습니다. 담배가 몹시 땡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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