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황제를 만났습니다. 그동안 박물관 통해서 딱 두 번 만남을 가져 본 적은 있었지만 솔직히 황제를 만나보긴 처음입니다. 꼭 이곳에서 실질적인 어떤 도움을 받고자 누굴 만나봐야겠다는 생각 보다는 호기심으로 시작 된 원인이 이젠 거의 은근한 중독으로 하루 한번은 꼭 박물관에 출근도장을 찍는 수준이 되어버렸네요. 이런 몹쓸 증상은 저만 그런건가요? 어제 만났던 황제 분께서 먼저 쪽지를 주셨습니다. M증권사에 근무하는 저는 12시 정각에 알리는 박물관의 알림 메세지를 받고 잠깐 접속을 했는데 제게 쪽지를 주셨던 그 황제분이 마침 접속해 계시더라구요. 물론 쪽지의 내용은 저를 콕 집어서 보낸 내용은 아닌 듯 했습니다. 솔직도 하시지.. 회원 상세검색을 통해서 느낌이 가는 50명을 초이스 해서 보냈다고 자백하시더군요. 자리에 계시냐고 여쭤 봐도 대답도 없으시고 로그아웃하고 나오려고 하는데 지금 급하게 다른 업무중이니까 5분만 좀 기다려 달라고 하시더라구요. 나중에 알게 된 얘기지만 그분도 그 시간에 주식거래에 정신이 없었다고 합니다. 주식은“주식은 타이밍의 예술”이라고 하잖아요. 제가 증권사에 근무한다고 하니까 제가 뭘 그렇게 대단한 직장에서 일한다고..ㅡㅡ:: 못 믿어 하시는지 몇 가지 물어보셨습니다. 입출금 창구에서 근무하는 제가 주식에 대해서 알면 얼마나 안다고 ...하지만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읇는다”고 했던가요? 저도 이제 서당개 정도는 됩니다. 그 황제분과 저는 아주 급속도로 가까워 졌습니다. 보내주신 쪽지의 내용과는 좀 다르게 상당히 재미나고 유머가 있는 분이셨습니다. 주식하다가 쫄딱 망해서 쪽박 차기 전에 황제한번 해보려고 황제 가입했다고 하시길래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오늘이 근로자의 날이니까 어제 꼭 봐야한다고 .....꼭!!!! 좋게 말씀드리자면 보챔의 수준이 어린애 같았고 나쁘게 말하자면 고집이 거의 황소와 같은 수준이었습니다. 대화의 수준도 어찌나 기분 나쁘지 않은 수준에서 공격적이시던지..
“한달에 얼마나 받아요?”
“매너 없으시다..어떻게 그런 걸 물어봐요ㅜㅜ?”
“그런가요..여기 자주 들리나요?”
“아뇨..그냥 가끔씩....”(매일 들린다고 하면 내가 넘 초라할 것 같아서 뻥 좀 쳤습니다)
“아...네..집에 쌀 떨어질 때 마다 들리시나봐요?”
“ ㅜㅜ.그런거 아니거든요!!!”
“많이 민감하시네요. 저는 주식하다가 쫄딱 망해서 쪽박 차기 차기 전에 황제한번 해보려고
황제회원 가입했는데..“
“훌륭하시네요.^^::”
“정말 한달에 얼마나 받으세요? 정말 궁금해서 여쭤보는 겁니다”
“뭐가 그렇게 궁금하세요.. 이것저것 빼면 150 좀 더 받아요”
“오우~~ 많이 받으시네요"
...살짝 기분이 나빠지려고 뒷골에서 혈압이 살짝 올라가려고 하는데..
“내일 쉬죠?”
“네.."
“그럼 그 돈 제가 드릴 테니 오늘 나랑 좀 놀아줄래요?
“넹????”
어제 그 황제분과 저는 이렇게 만났습니다. 그분께서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제가 쥐뿔도 개뿔도 없으면서 차에 대해서 관심은 많음)를 몰고 저를 데리러 와주셨고 자주 들리시는 강남의 모 스시집으로 갔는데 저와 그 황제아저씨는 그 자리를 시작으로 어제 새벽 두시까지
얼마나 술을 마셨는지 모릅니다. 제가 술을 마셨다기 보다는 술이 술을 마셨다는 표현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네요. 저는 어제 태어나서 처음으로 강남 룸싸롱에 처음 가봤습니다. ㅜㅜ
술이 취하니까 어디서 그런 용기가 솟구쳤는지 와인BAR에서 우연히 룸싸롱 얘기를 하다가
말 나온김에 술자리 옮겨서 룸싸롱 가서 마시자는 그분 제안을 미친뇬처럼 "GOOD"하고는
삼성동의 룸싸롱가서 술 마시고....
(딱 후기는 여기까지만 할께요.)
참 세상엔 여러 가지 다양하고 재미나게 사는 분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그분을 만난다고 해도 어제처럼 다시 그렇게 술 마시고 ....하지는 못 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