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준금(49)이 '미친 존재감'으로 불리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인기가 뜨거워 밖에 나가면 '
현빈 엄마다!'라는 함성과 함께 사인 공세에 시달린다.
지금까지 맡았던 독한 캐릭터 때문에 박준금은 '남에게 상처만 줬을 것' 같은 이미지가 유독 강하다. 하지만 지금의 성공이 깊은 시련과 아픔을 밑거름으로 삼았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다지 많지 않다.
경희대 무용과 출신인 그는 1982년 KBS '순애' 여주인공으로 깜짝 데뷔, 조연 생활 없이 벼락스타가 됐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주가를 높인 그는 결혼으로 연기활동을 접고 가사에 전념했다. 하지만 아이가 생기지 않았고, 결국
시험관 아기 시술을 12번이나 받았다. 몸도 마음도 망가졌지만, 하늘은 그의 꿈을 이뤄주지 않았다. 그리고 2005년 파경을 맞았다. 박준금은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결혼생활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잠깐 쉬면서 아이를 갖겠다는 게 12년이나 흘렀어요. 결혼생활로 불가피하게 쉬었지만 언제든지 연기자로 돌아갈 거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아픔이 있었기에 일에 더 매달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가끔 그런 생각도 해요. 진정한 배우가 되라고 저한테 아픔을 주셨던 것 같아요. 그런 고통이 없었다면 과연 지금처럼 열심히 달렸을까요?"
2006년 SBS '사랑과 야망'에서 홍조(전노민)의 까다로운 어머니로 출연하며 제2의 연기인생을 열었다.
"'사랑과 야망' 대본 리딩 첫날, 후배들 앞에서 야단을 엄청 맞았어요. 그날 대본을 두 번 읽고 나서 펑펑 울었죠. 괜히 돌아온 것 같다는 생각과 내가 감을 잊었구나, 이제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한편으론 오기도 생기더라고요. 연기가 안 잡히면 지나가던 선배님을 붙들고 '선생님 어떻게 하면 연기를 잘할 수 있죠?'라는 바보 같은 질문을 많이 했어요."
이후 KBS '순옥이'에서 순옥이 어머니, MBC '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서민정 어머니, SBS '
날아오르다'에선
김남진의 어머니로 열연하며 '우리 시대의 어머니'로 입지를 굳혔다. 최근에는 SBS '
녹색마차' '세자매' '그대, 웃어요'에 출연했고, 현재 인기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백화점 사장 김주원(현빈)의 어머니이자 차갑고 까탈한 문분홍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박준금은 자신이 맡은 역에 최대한 몰입하기 위해 촬영기간 중에는 맡은 캐릭터의 성격대로 살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인터뷰 중간 극에서처럼 상대의 얼굴에 물컵을 뿌릴 것 같은 매서운 기가 느껴졌다. 하지만 예민한 질문이 한 가지 남아 있었다. 바로 '재혼'이었다.
"(잠시 망설이다가) 글쎄요, 재혼은 맞는 사람이 있으면 하는 거고 없으면 안 하는 거죠. 사실 요즘 전 너무 행복해요. 온전히 나만을 위해 사니까요. 사실 여자들 우리 나이 되면 나를 위해서 살기 쉽지 않잖아요. ****에는 어떤 역할을 맡고 싶으냐고요? 엄마 역은 피하고 싶어요. 하하하. 어디 중년의 사랑은 없나요? 만날 엄마만 하면 재미없잖아요. 누구랑 멜로를 할지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하게 된다면 성동일? 내 마음속에 인정한 몇 안 되는 배우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