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임모(28·여)씨는 지난 23일 밤 대선 후보자
TV토론회를 보기 위해 스마트폰을 꺼냈다. 혼자 사는 임씨 집에는
TV가 없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로 언제든 생방송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읽는 건 또 다른 재미다. 임씨는 “실시간 댓글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볼 수 있어서
TV로 보는 것과는 차이가 크다”며 “굳이
TV로 볼 필요를 못 느낀다”고 말했다.
대선을 앞두고
TV토론회를 인터넷 스트리밍(실시간 방송)으로 보는 이용자가 크게 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웹과 모바일 페이지를 통해
TV토론회를 생중계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13일 진행된 첫 토론회에 비해 19일 토론회를 본 접속자가 약 168% 늘었다고 24일 밝혔다. 23일 토론회는 첫 토론회보다 153%가량 접속자가 많았다. 카카오는 19일 토론회 접속자는 첫 토론회에 비해 45%, 23일 접속자는 50% 각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으로
TV 방송을 보는 세대는 ‘코드 네버(
cord-
never)’로 일컬어진다. 이는 인터넷으로 동영상을 시청하는 게 익숙해 케이블
TV를 본 적 없는 세대를 뜻한다.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코드 네버를 중심으로
TV를 온라인이 대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스트리밍 이용자들은 따로 앱(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지 않아도 곧바로 생중계를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선호한다. 사이트에 접속하기만 하면 되는 유튜브나 페이스북, 네이버 등에 이용자가 몰리는 이유다. 동영상을 처음 틀 때 15∼30초의 광고만 보면 되기 때문에 번거로움도 없다. 이용자들은 수동적으로 시청만 하는 게 아니라 실시간으로 각 후보자의 발언에 대한 반응을 이모티콘이나 댓글로 표현하기도 한다.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구글은 지난해 미국 대선 기간 유튜브로
TV토론회를 시청한 이용자가 8500만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2년 토론회보다 5배 늘어난 수치다. 트위터를 통해 1, 2차
TV토론을 본 이용자는 570만명이었고 이 중 70%는 35세 이하였다.
스트리밍을 통한 대선
TV토론회 시청은 젊은층 투표율 증가의 지표가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16일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19∼29세 유권자 중 이번 대선에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84.2%에 달했다. 지난 대선에 비해 18.5% 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젊은층이 주로 보는 인터넷 스트리밍 접속자가 늘어난 것은 이번 대선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이전 정부에 대한 심판이나 교체 기류가 많이 형성돼 있어 젊은층이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의지가 높다. 20, 30대 투표율은 이전에 비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글=심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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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그래픽=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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