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1]
문재인, 선거운동 첫날… 대구 찍고 대전·수원·서울 유세
강조했던 '적폐 청산' 언급 안해
"전국서 지지받으면 그게 국민통합… DJ·盧 기뻐하고 박정희도 웃으실것"
安 겨냥 "40석으로 국정 어떻게…"
文, 유세차 교통사고 사망자 조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7일 대구에서 유세를 시작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는 처음으로 야권(野圈) 불모지 대구부터 찾은 문 후보는 그간 강조한 '적폐 청산' 표현을 쓰지 않았다. 문 후보는 "(과거 대선이 끝나면) 영남에서 울고 호남에서 박수 쳤다. 이제 끝내야 하지 않겠느냐"며 "영남도 호남도 모두 박수 치는 승리를 대구 시민이 만들어달라"고 했다.
이날 새벽 6시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을 나선 문 후보는
KTX를 타고 대구로 내려가 오전 9시 대구 달서구의 2·28 민주의거 기념탑을 참배하는 것으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문 후보 측은 "대구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하는 것은 야당이 어려웠던 대구·경북 지역에서 높은 지지를 받아 전국 지지를 받는 최초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라고 했다.
특전사 출신 시민이 준 베레모 쓰고… - 문재인(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7일 오전 대구시 경북대학교에서 유세를 하던 도중 한 특전사 출신 시민(왼쪽)이 건넨 베레모를 쓰고 경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진표 공동선대위원장. /연합뉴스같은 시각 문 후보 측 박영선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송영길 총괄본부장 등 선대위 지도부는 광주 금남로에서 유세를 시작했다. 이들은 각각 충청 대전 유세를 한 뒤 추미애 대표가 이끄는 당 지도부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만나 유세를 펼쳤다. 문 후보는 이날 하루 대구-대전-수원-서울 등 700㎞를 이동했다.
문 후보는 대구 경북대 앞 유세에서 특전사 출신 지지자가 건네준 베레모를 쓴 채 거수경례를 했다. 문 후보는 "대구도 얻고, 부산도 얻고, 광주도 얻고 전국을 얻다 보면 국민 통합도 저절로 되지 않겠느냐"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도 기뻐하고, 박정희 대통령도 웃으실 것"이라고 했다.
문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거론하면서 "30년 동안 짝사랑한 결과가 무엇이냐. 전국에서 제일 못사는 광역시가 대구"라고 했다. 그는 "아직도 문재인이 되면 안보가 걱정이라는 사람들이 있는데, 군대도 안 갔다 온 사람들은 문재인 앞에서 안보 얘기하지 마시라"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겨냥해서는 "국회의원 40명도 안 되는 미니정당, 급조된 정당이 이 국난(國難) 상황에서 국정을 이끌 수 있겠느냐"고 했다. 서울 광화문광장 유세에서는 "저 문재인, 대통령 준비 끝냈다"고도 했다.
문 후보는 이날 자정 인터넷에 공개한 사전 녹화 출정식 영상에서 "저는 오늘 대장정에 나선다. 아마도 제 인생의 마지막 도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문 후보 측은 또 선거자금 마련을 위한 '국민주 문재인 펀드'를 출시하고 1차로 100억원을 모금하기로 했다. 이자율은 국내 16개 시중은행의 일반 금리를 적용해 연 3.6%로 정했다.
한편, 16일 경기 양평군 단월면에서 문 후보의 홍보물을 부착하고 서울로 향하던 유세 차량이 오토바이와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나 오토바이 운전자 조모씨가 숨졌다. 이에 문 후보는 이날 오후 제주로 가려던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고인에게 조의를 표했다. 문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느닷없는 이별에 얼마나 가슴이 아프시겠냐. 서둘러 손잡고 위로 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대구·대전·수원=박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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